이름도 없던 조선시대 여인들 중에서 떳떳하게 이름과 자, 호까지 지니고 살았던 여자, 허초희. 평범하기를 거부했던 그는 이 땅 위에서 스물일곱해를 살다 갔다. 짧은 세월 속에서도 뛰어났던 여자로서, 시인으로서의 삶을 살다가 간 것이다.
자기의 삶과 갈등을 표현한 것이 바로 <난설헌집>에 실린 211편의 시이다. 난설헌은 죽으면서 자기의 시를 모두 불태워 버렸지만, 아우 허균이 자기가 베껴 놓은 것과 자기의 기억을 더듬어 엮어낸 것이다. 이 시집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출판되었다. 특히 중국에는 <난설헌집>에도 실리지 않은 시들이 그의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.